2019년 7월, 하다 스튜디오가 한국어 기술 뉴스 커뮤니티 GeekNews를 시작할 때 세웠던 문제의식과 제품 원칙.
한국어 기술 뉴스 커뮤니티 GeekNews의 시작
2019년 여름, 주변 개발자와 IT 업계 분들을 만날 때마다 습관처럼 하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요즘은 어디서 기술 뉴스 보세요?
답이 다들 달랐습니다.
A: “HanRSS랑 Bloglines 없어지고는… 트위터?”
B: “구글 피드리더가 마지막이었던 것 같아요. 요즘은 그냥 페북.”
C: “Hacker News랑 Reddit 보는데, 노이즈가 많아요.”
D: “저는 Product Hunt 좋아해요.”
E: “HanIRC Slack 방이요.”
다양하게 나왔지만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쓰던 무료 RSS 리더들이 없어진 뒤로, 한국어로 빠르게 훑고 서로 의견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보가 없어서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너무 많았고, 각자 흩어져 있었습니다. SNS는 새로운 정보를 추려 받아들이기에 좋은 구조가 아니고, 해외 커뮤니티는 언어 장벽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GeekNews를 만들었습니다. 가장 익숙한 Hacker News의 양식을 많이 참고해서, 한국어로 빠르게 훑고, 중요한 맥락만 잡고, 서로 의견을 남길 수 있는 곳. 개발자와 만드는 사람들이 매일 몇 분만 들러도 기술과 스타트업 업계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는 단순한 생각이 출발점이었습니다.
2019년에 비어 있던 자리
그때의 정보 소비는 꽤 조각나 있었습니다. 깊이 있는 글은 개인 블로그와 회사 기술 블로그에 있었고, 빠른 소식은 트위터에 있었고, 해외 토론은 Hacker News나 Reddit에 있었습니다. 각각은 훌륭했지만, 매일 꾸준히 따라가기에는 손이 많이 갔습니다.
GeekNews가 채우고 싶었던 자리는 “한국어로 된 기술 뉴스 포털”이라기보다 “기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매일 열어두는 작은 첫 페이지”에 가까웠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긴 기사 작성보다 링크와 요약, 댓글과 투표에 집중했습니다.
처음의 제품 원칙
GeekNews는 Hacker News의 단순한 구조를 많이 참고했습니다. 링크, 제목, 짧은 요약, 투표, 댓글. 복잡한 기능을 많이 넣기보다, 좋은 링크가 오래 보이고 좋은 댓글이 발견되는 구조를 먼저 만들고 싶었습니다.
처음 공개 당시의 핵심 기능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기술 뉴스 링크와 짧은 한국어 요약을 함께 보여줍니다.
- 사용자의 투표로 글과 댓글의 노출 순서가 조정됩니다.
- 제목을 누르면 원문으로 바로 이동하고, 요약과 댓글은 GeekNews 안에서 볼 수 있습니다.
- 마음에 드는 글은 Vote와 Favorite으로 다시 찾을 수 있습니다.
- 사용자가 글과 댓글을 올리고, 커뮤니티의 반응을 통해 Karma가 쌓입니다.
기술적으로 대단히 새로운 기능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운영 관점에서는 중요한 선택이었습니다. “사이트 안에 오래 붙잡아두는 것”이 아니라 “좋은 원문으로 빨리 보내는 것”을 기본 경험으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커뮤니티는 기능보다 먼저 생깁니다
오픈 당시에는 운영자가 대부분의 글을 직접 올릴 것을 각오하고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초반에는 매일 좋은 링크를 찾고, 한국어로 요약하고, 출처를 확인하는 시간이 서비스 운영의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처음부터 사용자가 직접 글을 올릴 수 있게 만든 이유가 있습니다. GeekNews가 뉴스레터나 개인 블로그에 머물지 않고 커뮤니티가 되려면, “운영자가 고른 것”만 보는 곳이 아니라 “커뮤니티가 함께 발견한 것”을 보는 곳이어야 했습니다.
투표와 Favorite, Karma 같은 장치도 그 목적을 위해 넣었습니다. 게임화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좋은 기여가 조금이라도 더 잘 보이고, 나중에 다시 찾기 쉬운 구조를 만들기 위한 도구였습니다.
하다 스튜디오의 첫 번째 긴 호흡
GeekNews는 하다 스튜디오가 지향하는 방식과 잘 맞는 프로젝트였습니다. 큰 발표를 하고 빠르게 사라지는 서비스가 아니라, 작게 시작해서 매일 조금씩 운영하며 신뢰를 쌓는 서비스입니다.
2019년의 첫 공개 글은 지금 보면 소박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이후 몇 년간 유지된 원칙이 대부분 들어 있습니다. 기술 흐름을 놓치지 않게 돕기, 원문과 출처를 존중하기, 커뮤니티가 직접 좋은 정보를 발견하게 하기, 그리고 운영자가 꾸준히 손을 놓지 않기.
GeekNews는 그날부터 하다 스튜디오의 가장 오래된 운영 실험이 되었습니다.
원래 공지: 긱뉴스(GeekNews) 서비스 오픈